지인이 "이거 성우 섭외했죠?"라고 물어서 쓴 상품 영상 더빙 후기

새벽 1시였다. 카톡 알림이 울려서 봤더니 지인이 보낸 한 줄.

"야, 그 컵 영상 목소리 누구야?"

내가 그날 오후에 올린 텀블러 숏폼 얘기였다. AI로 넣은 거라고 답했더니 물음표 세 개가 날아왔다. "에이, 그 숨 쉬는 타이밍, 그 쉼표… 사람 같았는데."

뭐, 이해는 간다. 나도 2년 전엔 기계 더빙으로 삽질했다. 내비게이션처럼 또박또박 읽어주는 그 목소리. 상품 영상에 그걸 깔면 시청 지속시간이 반 토막 난다. 그래서 이번엔 좀 뿌듯했다. 나는 무료 음성 복제로 내 목소리를 학습시켜서, 그 뒤로 모든 영상 더빙을 그 목소리로 하고 있다.

더빙 하나 잘못 넣으면 영상 전체가 싸구려가 된다

스마트스토어든 쿠팡이든, 요즘 상품 페이지에 영상 하나쯤은 기본이다. 썸네일이랑 상세컷은 포토샵으로 어떻게든 버티는데, 영상은 목소리가 나오는 순간 다 드러난다.

내가 본 최악의 조합은 이거다. 컷 편집은 깔끔하고 BGM도 잘 깔았는데, 나레이션이 딱딱하게 나오는 순간. 마치 설명서를 읽는 것 같다. 시청자는 1.5초면 손가락을 움직인다.

문제는 진짜 성우를 쓰면 비싸다는 거다. 30초 분량 오디션 한 번에 8만 원에서 20만 원. 수정 들어가면 추가 요금. 하루에 소재 다섯 개 뽑아야 하는 셀러한테는 사치다. 그렇다고 기계 음성은 듣기 싫고. 그 사이 빈틈을 메워주는 게 온라인 무료 음성 복제다.

공짜라고 다 쓸 만한 건 아니다 — 내가 삽질한 기록

결론부터 말하면, 공짜의 진짜 값은 내 시간이다.

나는 일곱여덟 개 툴을 갈아치웠다. 어떤 건 텍스트 음성 변환 무료라고 써놓고 30초 넘으면 결제창을 띄웠다. 어떤 건 회원가입에 휴대폰 인증에 본인확인까지 요구했다. 그 과정 다 끝내고 나면 영상 편집이 이미 끝나 있었다. 심지어 합성 결과에 워터마크 음성이 섞여서 10초마다 "본 오디오는 XX에서 제공합니다"가 끼는 것도 있었다.

그러다 지인이 VoxClone을 알려줬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영구 무료 음성 복제라니, 요즘 세상에 그런 게 어디 있나 싶었다. 그런데 들어가 보니 가입 절차 없이 바로 음성 샘플을 녹음하거나 파일을 올리고, 몇 분 기다리면 내 목소리가 나왔다. 가입 없이 음성 합성이라는 점이 나한테는 진짜 필수였다. 나는 자주 거래처 사무실에서 대본을 고치는데, 남의 컴퓨터로 한 문장 더빙하려고 계정을 만들 순 없지 않나.

구조는 단순하다. 깨끗한 목소리 샘플을 주면 톤을 익히고, 대본을 넣으면 내 목소리로 읽어준다. 무료 TTS 쪽에서 한국어 끊어 읽기랑 어미 처리가 생각보다 자연스러웠다. 적어도 "~입니다"가 로봇처럼 튀지는 않았다.

지금 내가 상품 영상 더빙하는 순서

대략 네 단계다.

  • 대본을 호흡 단위로 끊어 쓴다. 한 문장은 20자 안쪽
  • 대본을 텍스트 음성 변환 무료 도구에 넣고, 미리 학습시킨 내 목소리를 고른다
  • 오디오를 내려받아 편집 프로그램에 얹고 컷에 맞춘다
  • 핵심 셀링포인트 문장엔 0.2초 쉼을 수동으로 넣는다

간단해 보이지만 디테일이 몇 개 있다.

첫째, 대본은 반드시 "사람 말"로 써야 한다. "본 제품은 식품용 304 스테인리스 소재를 채택하였습니다" 이렇게 쓰면 AI가 읽는 순간 재앙이다. "내통은 304라서 뜨거운 물 넣어도 냄새 안 나요"로 바꾸면 같은 목소리인데 살아난다. 그냥 무료 TTS로 대본 리듬부터 들어보고 싶을 때도 이 조합이면 충분하다.

둘째, 한 번에 완성되길 기대하지 마라. 나는 보통 두세 번 뽑아서 제일 편한 속도를 고른다. 어차피 AI 음성 무료라서 횟수가 아깝지 않다. 이게 건당 과금 툴보다 훨씬 낫다.

셋째, 목소리 샘플은 깨끗해야 한다. 처음엔 거실에서 녹음했는데 에어컨 소리까지 같이 학습돼서 모든 글자 뒤에 "웅" 하는 게 붙었다. 그 뒤로는 옷장 안에 들어가서 녹음한다. 이 함정은 활용 가이드에도 나와 있다.

재밌는 사례도 있다. 반려동물 용품 하는 지인은 자기 목소리가 너무 날카로워서 사료 같은 "부드러움"이 필요한 카테고리에 안 맞았다. 그래서 음성 복제 온라인으로 자기 목소리 톤을 낮추고 아내 목소리를 살짝 섞어서, 둘 사이 어딘가의 목소리를 만들었다. 권리 문제도 없고, 순수 합성음보다 온기가 있다. 2년 전엔 상상도 못 한 일이다.

자주 받는 질문 세 가지

음성 복제, 나 같은 컴맹도 할 수 있나?

할 수 있다. 진짜다. 모델이고 그래픽카드고 코드고 몰라도 된다. 1~3분짜리 깨끗한 목소리를 올리면 나머지는 알아서 된다. 무료 음성 복제 프로그램 중에서 VoxClone이 절차가 제일 짧은 편이었다. 가입 없이 음성 합성, 웹페이지만 열면 끝.

공짜인 게 갑자기 유료로 바뀌거나 서비스가 사라지면?

타당한 걱정이다. 내 방식은 이렇다. 중요한 목소리 원본은 로컬에 따로 백업해둔다. 혹시 툴이 바뀌어도 다른 곳에서 다시 학습시키면 손해는 십몇 분이다. 지금까지는 영구 무료 음성 복제로 표기돼 있고, 횟수나 길이 제한에 막힌 적도 없다. 무제한 텍스트 음성 변환 무료라는 점을 반년 넘게 써오면서 문제없었다.

합성한 오디오, 상업적으로 써도 되나? 플랫폼에서 제재당하지 않나?

나는 매장 영상에 바로 쓴다. 아직 제재받은 적 없다. 목소리가 내 것이고, 본질적으로 내가 나에게 라이선스를 준 셈이니까. 다만 남의 목소리를 복제한다면 반드시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건 타협 불가다. 그리고 코딩을 할 줄 안다면 무료 음성 합성 API도 있어서 SKU별 나레이션을 대량으로 뽑을 때 편하다고 한다. 이건 나도 다음 달에 파볼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다시 그 지인 얘기로 돌아가면. 설명을 다 듣고 잠깐 조용하더니 물었다. "그럼 나도 내 목소리로 할 수 있어?"

된다고 했다. 여기 들어가서 십 분만 써보라고. 다음 날 아침, 자기 차 판매 문구를 자기 목소리로 읽은 20초짜리 오디오를 보내왔다. 꽤 뿌듯한 목소리였다.

그러니까 상품 영상 더빙 때문에 고민이라면 — 성우를 쓸지 말지 고민하지 말고, 일단 십 분 녹음해서 돌려봐라. 어차피 무료라서 실패 비용이 거의 없다. 진짜 어려운 건 툴이 아니라, 대본을 "사람 말"로 고쳐 쓸 마음이 있느냐는 것이다.